본문 바로가기

지나온 날들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 2 _ 2008.08.24

조금 많이 늦어져 버렸지만,,,

펜션에 도착하니 저 멀리서 커다란 털뭉치가 엄청난 속도로 굴러왔습니다.

청삽살이 '마루' 입니다.




태어난 지 2달 반 되었다는데 (이제 3달 되었겠네요) 이 크기는...

게다가 발은 엄청나게 커서 앞으로 얼마나 자라게 될 지 기대됩니다.

북실북실한 털은 기분좋아요~

운동시키겠답시고 쫒아다녔는데 많이 뛰질 않습니다.

언니 말로는 아침에 좀 뛰어놀고 그 외의 시간에는 계속잔대요.

...

강아지도 한참 클때는 떨어지는 꿈을 꿀까요?

방마다 붙어있는 문패 입니다.

방이름이 안붙어 있어서 '하늘새 방, 물새 방, 산새 방' 등이 어디인지는 몰라도

문패는 이쁩니다.

제가 있는 동안에 펜션에서 체크아웃 하신분은 저 미니 솟대를 구입 할 수 없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하나 있다고 하시면 '저도...'라고 할랬더니

만들어 놓은게 없으시대요 쩝쩝


머리 좋은 삽살이는 말을 알아 듣습니다.

지기님이 '떽!' 이라고 하시면 하던일을 '딱' 멈춰요.

하지만 문제는 금새 다시 장난을 친다는거,,,

그래도 마루에는 올라오지 않습니다.

저렇게 앞발과 머리만 올려놓고 저기서 뒹굴뒹굴 거려요.

크으... 귀여운것...

아, 그리고 개 한테 얼음을 주면 혼자서 엄청 잘 논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미끄러운 얼음을 겨우 입에 넣었다 싶으면 차가우니까 뱉어내고

뭔가 물이고 시원하니까 좋긴한데,,,

다시 먹었다가 뱉어내고

그러면서 잘 놀더라구요.

마루랑 같이 있으면 종일도 지겹지 않을 것 같습니다.



펜션 앞 숲에 있는 그네 벤치 입니다.

이런게 있으면 그걸 해 줘야 합니다.

그네 의자에 앉아 책읽기!!!

그래서 '버드 카페'에 있는 책 중에 한 권을 들고 나왔는데...

이런... 비가 똑똑 떨어지네요.

그래서

이곳으로 피신했습니다.

천으로 만들어진 지붕이라 조금 불안했지만 장대비가 아닌 이상에야 꽤 괜찮은 것 같아요.

하늘은 적당히 흐리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숲에서는 매미소리가 들리고

도시의 소음은 미치지 못할 곳에 있으니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펜션 옆에 조그마한 텃밭이 있습니다.

고추, 가지, 수박, 참외, 깻잎, 토마토 등등등

여러가지가 심어져있었습니다.

이제 쌀 농사만 지으시면 되겠어요.

지기님 댁에서 고추농사를 하시는 덕분에 고추가 그 중 제일 잘 자랍니다. ㅋㅋ


기억은 잘 안나지만 오이 꽃인거 같았어요...

응? 아닌가?


수박은 크기는 요만해도

맛있었습니다.

'1인용 수박' 같은 느낌이랄까요.


----------------------------------

마침 곽선생님께서 내려오셨습니다.

선생님도 아침에 그냥 출발해 오신 듯?!

같이 월드컵도 보시고, 제가 뛰노는 동안에 밖에서 담소를 나누시더라구요

'이제 슬슬 탐조를가 볼까' 하시기에 얼른 합승했습니다.

넌꺅이 올 시기가 되었다고 하시면서 계속 넌꺅이 있을만한 곳을 뒤지고 다녔습니다.

꺅은 물이 있는 웅덩이 부근에 많은데 넌꺅은 꽤 트인 논둑에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넌꺅을 찾으러 두리번 거리다 보니

코 앞에서 알락도요가 놀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차량탐조는 좋습니다.

이정도 거리에서도 도망가지 않는다니요...

눈을 깜박거리는게 마치 윙크를 하는 것 같아요...

어머, 마음 설레라.

도감포즈에서 미묘하게 어긋난 모습을 보여주더니 별안간 후다닥 도망가 버립니다.

알락은 좀더 패턴이 있는 무늬라고 생각했는데,,,

깝짝과 삑삑은 행동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매리야스자국만 확인하면 되지요.

알락은 그에 비해 작고 날렵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대요.

이제 가을인가 봅니다.

좀도요, 쇠청다리도요 등 도요들이 물가에서 놀고 있습니다.

검은가슴물떼새도 보았습니다.

이정도로 노란색 등이 보이면 검은가슴물떼새 인거지요!

룰루 랄라 깔끔한 검은딱새 암컷도 보고 황로도 보고 흰뺨검둥오리도보고 가다보니

논두렁에 꺼멓고 빨간게 서 있습니다.

와... 두번째로 보는 뜸부기 입니다.

게다가!

웁니다!

뜸부기가!

목을 털면서!

숨을 들이마셔서 부풀어 오른 것 같은 목을 털면서 웁니다.

아,,, 뜸부기가 이렇게 우는 거였군요.

뜸부기 우는 소리를 지나쳐 사냥에 성공한 황조롱이, 개개비, 물총새를 보고

서산에 들렀다가 수원에서 막차를 겨우 잡아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여러모로 충실한 하루였다는 기분이 드네요.

역시 아침 일찍 움직이면 하루가 길어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관찰종 : 제비, 중대백로, 왜가리, 멧비, 참새, 쇠박새, 직박구리, 해오라기, 뱁새, 물총새, 파랑새, 삑삑도요, 꺅도요류, 좀도요, 쇠청다리도요, 논병아리, 검은가슴물떼새, 알락도요, 흰뺨검둥오리, 검은딱새암컷, 뜸부기, 개개비, 황조롱이, 갈매기류

함께한 이 : 아침 - 한수형 / 저녁 - 곽선생님



Recent Posts
Popular Posts
Tags
더보기
Rec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