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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이 창조가 될 때 -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소유와 사유 사이, 발견과 과시 사이 어디쯤인가에 놓여 있을 수집이라는 행위의 의미

- 최 범 (디자인 평론가)


물건을 사유하는 일이 옳다고 인정되는 것은 개인의 소유가 특별한 가치를 가져오는 경우에서다. 사유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사유함으로써 새로운 의의가 생겨나지 않으면 사유할 이유는 없다. 소유를 단순한 사유에 머물러 있게 해서는 안된다. 

- 야나기 무네요시








이주용 <사진과, 기억과 영원을 간직하다> - 시간의 기록, 기록과 사물의 수집을 통한 시간성




과거는 어디에 있는가.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 가벼워진다. 색이 빠져 날아가고, 표면이 닳아 거칠어진다. 겨우 남은 부스러기가 흘러간 시간을 대변한다.


언젠가 남은 것 마저 없어지면 과거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1940년대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1940년대의 기법으로 인화를 한다.


과거의 기물과 과거의 방법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단지 발전의 밑거름인가.


그들의 희생을 감사히 여기어 과거를 숭배하고 추억하는 것인가.


은판에 인화된 사진은 특정한 각도에서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선명한 모습을 영원히 남기고 싶었던 사람들의 욕망.


과거는 과거이기에 아름다운가.


과거는 바꿀 수 없기에 기억되는가.


























허명욱 <시간을 수집하다> - 그의 작품은 제작되는 과정과 시간이 함께 보관됨으로써 그 양태를 드러낸다.




수집품과 창조품은 서로 닮아간다


취향의 반영 혹은 모방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되고 모방은 수집에서 시작된다.


물질적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수집.


수집은 기억과 형태를 같이한다.




창조가 자아를 드러내는 방법의 하나라면


수집은 자아를 찾아가는 하나의 방법이다.




나의 사진 역시


취향이 반영된 모방적 수집행위이자


기억의 한 형태이다.

























홍비씨와 전시회 구경


2층 전시를 보고 나오는데


병아리떼가 전시장에 나타났다.


오래된 카메라들 앞에서 조롱조롱 걸어가는 유치원생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함께 있는 장면이


얼마전 경주를 생각나게 했다.


오래된 사람들의 능에 새로운 사람들이 소풍을 왔다.


경주의 사람들은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 죽는다.


그래서 경주는 멋진 곳이다.


수집이 과거를 잡아두고,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수집품을 새로운 사람들이 관람하는 것은


가장 멋진 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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